바하르다르 여행을 마치고, 아디스아바바로 돌아왔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처음을 간 곳은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
말이 국립박물관이지 우리나라 지방의 작은 박물관 보다 규모나 전시물이 부실했다.
그러나 이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전시물은
최초의 인류라고 알려진 오스트라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일명 루시이다.
발굴된 뼈가 전시되어 있고, 그 뼈를 근거로 하여 만든 모형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다.
지금 진화론자들 중에서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가
인류와는 관계 없는 멸종된 원숭이의 일종이라는 주장에 동의하는학자들이 있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우리는 진화론에 근거한 인류 진화의 계통은 믿지 않지만,
어쨌던 교과서에서 보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실물을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와 함께 후기 호모에렉투스의 유골도 전시되어 있었다.
에티오피아 정교회 교황이 입었던 옷과 18세기의 무기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박물관 2층은 주로 에티오피아 정교회 관련 유물, 그 중에서도 성화들이 주를 이루었다.
에티오피아의 최후의 만찬.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비하여 확실히 조잡함이 느껴진다.
박물관 마당에는 박물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육지 거북이 두 마리가 자라고 있었다.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아디스아바바 시내에 있는 이탈리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총본산인 트리니티 대성당을 찾았다.
에티오피아 정교회 교황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 성당은 건립된 지 5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외형적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정교한 조각들이 되어 있었고, 건물도 상당히 오랜 된 것처럼 보였다.
성당 앞에는 천사 조각상이 있고, 그 뒤에는 4명의 사도상이 있었다.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교리는 잘 모르지만, 천사 숭배와 주술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던데,
이를 반영한 건물의 배치인 것 같았다.
트리니티 대성당의 명칭은 삼위일체 대성당이라는 의미이다.
성당 내부의 앞 부분에 그림으로 삼위일체를 그림으로 나타내었는데,
영이신 하나님을 특히 삼위일체를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트리니티 대성당 내부에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이용한 성화가 많이 그려져 있었다.
햇빛이 비춰서 그런지 모자이크가 굉장히 화려하게 보여,
한 눈에 낡았다고 느껴지는 가브리엘 수도원의 성화와는 비교가 되었다.
아디스아바바의 마지막 여정으로 아디스아바바 외곽에 있는 과부들을 위한 자립시설인 베델로 향했다.
베델로 가는 길 도중 넗은 벌판에서 한 쌍의 남녀가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가축들을 방목하는 곳에서 가축들과 어울려 촬영하는 것이 이채로웠다.
어린이들이 드레스를 입고 들러리를 서기도 했고......
베델은 10명이 넘는 과부들이 모여 면직물 짜거나, 토기를 구워 팔며 자립을 꿈꾸는 공동체이다.
산림욕장이 연상되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에티오피아 커피 세레모니를 해 준다.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의 특성을 잘 표현하는 이벤트인 것 같다.
커피 원두를 직접 숯불에 볶은 가루로 만든 후
주전자에 넣어 끓여서 먹는 것이 전통적인 에티오피아 커피의 제조방법이다.
이렇게 먹으면 매우 진한 커피가 된다.
그래서 케냐와 에티오피아 모두 우리나라에 비하여 커피가 매우 진하다.
에스페레소 보다 오히려 진한 것 같았다.
평소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지만,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는 하루에 많게는 몇 잔 씩 진한 커피를 마셨다.
이전에도 에스페레소를 좋아하긴 했지만, 설탕도 넣지 않아도 진한 커피향이 입에 맞았다.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몇 봉지를 선물용으로 구입했다.
아프리카의 두 나라, 케냐, 에티오피아 여행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에티오피아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직항편이 없어 두바이를 경유했다.
아디스아바바 공항 활주로에서 아프리카의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아프리카, 내 평생 영원히 다시 못 올 수도 있는 곳을 이제 떠난다.
마사이마라에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의 원형을 보며 잠시 문명과 떨어져 사는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바하르다르에서는 블루나일 폭포의 웅장함과, 타나호수의 황홀한 일출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고 인간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며,
지금 내 생활에 감사하며 나에게 주신 사명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기도 했다.
특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며,
안보의 중요성을 께닫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
다시 올 때는 아름다운 자연은 그대로 있으면서. 그 곳 사람들의 생활은 많이 나아져 있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아듀! 아프리카. 안녕! 아프리카.
'창조의 원형 케냐, 에티오피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덤으로 한 여행. 두바이. (0) | 2013.10.28 |
---|---|
나일강의 고향, 바하르다르 (0) | 2013.10.25 |
에티오피아-참전 노병들을 만나다. (0) | 2013.10.25 |
초식동물의 천국, 마사이마라 (0) | 2013.10.25 |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 케냐 나이로비. (0) | 201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