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공식일정을 마치고, 바하르다르로 향했다.
바하르다르로 가기 위해서는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을 가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국내선을 타기 위해서도 출발시간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두 시간 전에 공항에 왔는데, 비행기는 거의 한 시간 연발이다.
세 시간 동안 공항에서 아무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낭비했다.
똑같은 보안검색만 두 번을 하고.
그러나 이곳 사람들은 이런 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듯 했다.
이런 의식부터 바꾸어야 경제 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에티오피아는 로밍도 되지 않다가 떠나기 전날 갑자기 로밍이 됐다. 아마 통신회사의 기기 고장이었던 것 같다.
다만 바하르다르의 아반티 블루나일 호텔 로비에서는 와이파이가 되어 세상과 유일하게 소통하는 수단이 되었다.
사진 한 장 보내는데, 한참이나 걸리긴 했지만........
우리가 이틀을 잔 아반띠 블루나일 호텔은 타나호수변에 위치하고 있다.
호수변이라고 하기보다 호수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나호수는 블루나일강의 발원지이며,
길이와 폭이 각 70킬로미터와 60킬로미터로 호수라기 보다는 바다에 가깝게 느껴졌다.
타나호수에서 달이 지는 모습과 일출이다. 모두 아름답긴 하지만, 일출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 감동이 사진으로 표현되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
블루나일 폭포로 가는 길에 잠시 들렀던 바하르다르 시내의 전통시장.
이곳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알 수는 있는 곳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나라 1970년대보다 훨씬 못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곳에서 소뿔로 만든 작은 잔 두 개를 10달러를 주고 구입했다.
바하르다르 시내를 벗어나면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런 집들이 길 양쪽 편에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나무와 흙으로 대강 지은 놓은 집에서 사는 것 같다.
바하르다르를 벗어나면 블루나일 폭포로 가는 길은 비포장길이다.
토요일은 시장이 서는 날이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키운 곡식과 가축의 가죽 등을 메고,
짐승에게 싣고, 짐승을 끌고 시장으로 간다.
어디서 저 많은 사람들이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중 2/3는 신발도 신지 않은 채로.
아디스아바바와 바하르다르에는 노숙자과 걸인들이 많긴 해도 신발은 다 신었던데.
에티오피아가 행복지수가 높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말 장난에 불과한 것 같다.
이런 생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없으니 자포자기하고 살고,
아니면 자신이 사는 생활 이상의 생활이 없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사람에 대한 상념에 빠졌다.
그리고 내가 지금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오직 대한민국에 태어난 덕분이라는 것도 느끼며.....
걸인들이 아니라도 만나는 사람 중에서 돈을 달라는 사람들이 많다.
먹고 사는 것이야 농사를 지어 해결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살 돈을 마련할 길이 없다.
어쩌면 이들이 돈을 마련할 유일한 방법이 관광객들에게 돈을 얻는 것 뿐이지 않을까.
애들에게는 사탕이나 초코바를 하나씩 주면 매우 좋아한다.
한 사람에게 주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주로 떨어져 혼자 있는 애들에게 주었지만,
그것을 받는 애들의 기뻐하는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200원 정도로 그 애들에게 그런 기쁨을 줄 수 있음이 기쁘면서, 서글펐다.
포르투칼 다리를 건너 블루나일 폭포로 가는 길
시장이라고 해 봐야 별 것 없지만. 심지어 관광객들이 마신 생수병들을 모아서 파는 곳도 많았다.
왜 애들이 생수병을 달라고 하는지 그것을 보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현지인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씻어주는 듯한 블루나일 폭포의 장관.
타나호수에서 발원한 블루나일강이 만들어 내는 폭포의 웅장함은 사람을 압도했다.
블루나일 폭포는 세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상류에 댐이 만들어져 수량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우기가 끝난 지가 얼마 안 되어 수량이 많다고 한다.
아찔한 구름다리를 건너가면 폭포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구름다리 사진이 없다.
넓은 초원이 펼쳐진 블루나일폭포 주변의 모습
배도 관광객이 타는 배와 현지인이 타는 무동력 배가 따로 있었다.
블루나일 폭포에서 돌아와서 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현지인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점심 후 우리는 배를 타고 타나호를 건너가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Ura Kidane Miheret 수도원을 방문했다.
타나호수 선상에서 바라본 아반띠 블루나일 호텔의 모습.
수도원은 배에서 내려서 산 속으로 한참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다.
주위에는 커피와 기념품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날은 우리 밖에는 방문객이 없었던 것 같고, 그리고 훌륭한 관광지도 아닌 것 같은데,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신기했다.
수도원 역시 나무와 흙으로 지은 허름한 건물이었다.
수도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야생 커피나무
수도원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수도원 내부는 13세기 그려진 성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기 위해서 이 성화들을 이용했다고 한다.
수도원 내에 있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대 에티오피아 문자로 된 성경 등 유물.
에티오피아의 중요한 문화재인데, 허술한 곳에 보관하고 있어 놀랐는데,
밤에는 무장한 두 사람이 경비를 선다고 했다.
수도원 방문을 마치고 타나호에서 배들 타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타나호에서 블루나일 강이 발원하는 곳을 배로 둘러 보았다.
호수에서 빠져 나가는 물길이 블루나일 강이다.
강변에는 파피루스가 자생하고 있었다.
타나호에서 보는 일몰이 아름답다고 했는데, 구름이 짙어서 일몰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디스아바바로 돌아오기 위해 들렀던 바하르다르 공항.
우리의 시골 정류장 보다 나을 것 같지 않은 곳이었는데,
여객 대기실 한 쪽 구석에 삼성전자의 브라운관 텔레비젼이 놓여 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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