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하면 처음 생각나는 것이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에티오피아는 케냐에 비해서도 경제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나라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어느 나라의 식민지도 되지 않고 3천년 동안 독립을 유지한 나라이고, 독자적인 문자를 가지고 있으며,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나라라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다.
또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서도 6.25 때 참전한 피를 나눈 혈맹의 나라이다.
에티오피아에서 첫 번 째 일정은 에티오피아 국방부 방문이었다.
에티오피아 국방부에서 에티오피아의 군사력과 군의 역할, 동부 아프리카 현 정세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영관장교의 Horn of Africa 안보상황에 대한 열정적인 설명이 인상 깊었다.
국방부 방문에 이어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에티오피아는 6.25가 발발하자, 자신들이 이탈리아 침략 당한 때를 생각하여
황실근위대로 구성된 칵뉴부대를 창설하여 우리나라로 파병했다.
남아공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파병한 파병된 두 나라 중 하나였으며, 지상군을 파병한 유일한 나라였다.
파병인원도 연인원이 6,000명이 넘었다.
기념공원에는 우리가 방문한다고 6.25에 참전한 참전용사분들이 많이 나와서 환영을 해 주셨다.
그 중에서 일부는 참전 당시의 군복을 입고 참석하셨다.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우리는 태극기와 에티오피아 삼색기가 펄럭이고 있는 참전 기념탑에 먼저 헌화하고,
묵념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였다.
참전기념탑 옆에서 6.25 당시 참전했다가 전사한 분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가 서 있었다.
에티오피아 카누부대는 6.25 전쟁에서 122명이 전사했고, 536명이 부상을 당했다.
주로 춘천을 중심으로 한 동부전선에서 전투를 했고, 패전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아디스아바바와 춘천시는 지금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에티오피아군은 한 사람도 포로로 잡히지 않았고,
전사자가 발생하면 그 시체를 어깨를 메고 안전한 곳으로 이송한 것으로 유명하다.
참석하신 노병들과 함께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기념탑 옆에 있는 기념관으로 발길을 옮겨 참전용사분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념관 안에는 유엔기와 에티오피아 제국의 국기, 그리고 태극기와 에티오피아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기념관 벽에는 6.25 전사자들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나라, 알지도 모르는 국민들에게 와서 자신의 생명을 버리신 고귀한 분들이 있기에
지금 우리나라가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그분들이 생명을 바친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지금도 우리나라가 추구하여야 하는 가장 귀한 가치이나,
이를 부정하는 세력들이 많음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참전하신 노병들과 함께 참전 당시 찍은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1년 후 국방일보에 벨라이씨 관련 기사가 나왔다.
우리가 준비한 조그마한 선물들을 드리고, 오신 분들을 위하여 점심값으로 300달러를 전달했다.
그것만으로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을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기념관에는 우리나라의 지도와 현재 발전한 우리나라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이분들은 이 사진을 보며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진다고 하신다.
어쩌면 이분들이 이곳을 방문한 우리들보다 더 우리나라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 일정으로 떠나기 전 헤어지기 아쉬워 다시 참전용사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버스를 타려는 순간 어느 참전용사가 아리랑을 부르셨다.
정확한 가사와 또렷한 발음의 아리랑을 들으니,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저 분들에게 있어 코리아의 의미는, 그리고 나에게 있어 우리나라의 의미는 무엇인지........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방문과 참전용사들과의 만남을 마치고, 주에티오피아 대사관에서 마련한 오찬을 했다.
교민과 여행객이 거의 없는 아디스아바바에 한국식당이 3개나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었다.
'창조의 원형 케냐, 에티오피아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덤으로 한 여행. 두바이. (0) | 2013.10.28 |
---|---|
아디스아바바 여행 (0) | 2013.10.25 |
나일강의 고향, 바하르다르 (0) | 2013.10.25 |
초식동물의 천국, 마사이마라 (0) | 2013.10.25 |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 케냐 나이로비. (0) | 2013.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