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도 정말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작년 봄에 운동 중 불의의 사고로 소천한 A가 보훈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부인 집사님께로부터 문자가 왔다. 사실 부인 집사님이 작성한 신청서를 검토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실에 기초해서 최대한 성의를 기울여 처음부터 다시 작성하긴 했지만, 보훈대상자로 인정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인 집사님으로부터 온 문자를 보는 순간 이 일은 바로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A와는 나이 차이가 많이 있어 그렇게 가깝지는 않았지만 그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신실했던 친구였다. 그런 그가 생각할 수도 없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또한 온 교회가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는데도 하나님께서 왜 그렇게 빨리 데려가셨냐는 것에 대한 의문과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의 소천 소식을 출장 중 스톡홀름 호텔에서 새벽에 문자를 통해 들었다. 그의 소천에 어떤 하나님의 뜻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소천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을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참된 위로와 평안이 임하시길 간절히 기도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날 오후 우연히 들렀던 쇠데르말름 지역의 카탈리나 교회 묘지에서 태어난 날과 죽은 날이 같은 묘비를 보고 우리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내가 죽는다는 것이고, 가장 불확실한 일은 내가 미래를 살아 가는 것이다는 이야기를 동료와 함께 나누었다. 그 후부터 새벽기도에서의 나의 첫 기도는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음에 대한 감사였다. 또 다시 하루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놀라운 기적들이 모여 일상을 이루면서 내가 기적을 느끼지 못할 뿐이지....
아직도 하나님께서 왜 신실한 그를 그렇게 빨리 데려가셨는지 하나님의 뜻은 알 수 없다. 아마 내가 아무리 알려고 해도 그 이유는 알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뜻을 피조물인 우리에게 알려 주시지 않으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고인의 가족들이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그 어려움을 이겨 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을 하나님께서 직접 하고 계심을 체험하며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계획은 완전합니다는 고백을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하나님께서 직접 하시는 일에 내가 조금이라도 같이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제 내가 시작해야 하는 변호사 생활에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으로 A의 가족과 같이 아픔에 눈물 흘리는 분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게 되길 기도한다. 작은 나를 통하여 기적을 이루신 하나님께 찬양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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